[459] 의대가 있는 대학에 다니면 해당 의대에 진학하기 유리한가요?

지난 10년여간 매년 이맘때면 12학년 가정으로부터 예외없이 받는 질문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어떤 대학에 진학해야 의대에 진학하기가 유리한가에 관한 것임을 제 칼럼이나 팟케스트를 자주 접하는 가정에서는 익숙하리라 믿는다. 올해는 그 많은 질문 중에 의대가 있는 특정 대학(Washington University Saint Louis: 약칭 WashU 혹은 WUSL)에 합격한 12학년생 가정에서 보내온 질문을 소개하며 동일한 대학과 의대 사이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벌어지는 일들을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안녕하세요? 2018년에 와슈 공대에 합격한 학생의 엄마입니다. 와슈에서 PreMed를 준비해서 의대 진학하려면 합격률이 얼마나 되는지요? 와슈 PreMed를 하면 같은 학교 의대 진학에 유리한 것일까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라고 미리 감사를 표한 학부모께 드린 필자의 답은 다음과 같다.

“.네, 안녕하세요. 일단 자녀의 WashU 합격을 축하 드립니다. PreMed가 전통적으로 강한 학교가 맞으니 학교가 제공하는 많은 혜택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판단할 한 가지 상황이 있으니 불쾌해 마시고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히 받아 들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WashU 의대는 미국내에서 최고의 의대 중 하나이다 보니 WashU 학부는 의대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의대 합격생들의 성적만을 기준으로 보면 하버드 의대생들 보다 WashU 의대생들의 성적이 더 좋을 정도이니까요. 물론 연구분야를 더 중요시 하는 학교풍이 있다보니 의사로서 더 매력적인 학생들이라고 말하긴 부족하지만 학습능력 만큼은 미국 최고의 학생들 만이 입학하는 곳이 WashU 의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WashU 학부생들이 WashU 의대에 진학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통계적으로는 WashU 출신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고 있게 보이나 이는 BS/MD Combined Program으로 대학입시에서 미리 선발해둔 학생들이 진학했으므로 더 많아 보이는 것입니다. 물론 본교생이 갖는 유리한 점은 분명히 존재하니 WashU 병원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며 친분을 쌓게 될 의대 교수님들에게서 좋은 추천서를 받는 것 등이 WashU 대학생이 WashU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유리한 점 중 하나일 테니 참고 하십시오. WashU 의대 외에 다른 의대에 진학하는 것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큰 병원과 많은 연구기회가 주어지는 대학교 중에 하나이니 남은 것은 학생 스스로 어떻게 그 기회를 살릴 것인가에 달렸죠. 합격률은 직접 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여쭤 보시는 것이 더 정확할 듯 싶습니다. 어차피 전체적으로 발표하는 합격률은 캐리비언 의대까지 다 포함한 숫자이고 동양계 학생들은 그나마도 정확히 파악이 안 되므로 저는 학교가 발표하는 숫자들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거든요. 그러므로 학교에 가셔서 질문하실 때 미국내 Allopathic Medical School(일반적인 MD를 양성하는 의대)에 진학한 동양계 학생의 합격률을 따로 파악하고 있냐고 문의하셔서 답을 들으시는 것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그 대학의 합격률 보다는 학생의 전공이 공대라는 점에 신경 쓰셔야 하겠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공대생들은 졸업에 필요한 학점이 다른 학생들 보다 더 많은 것을 비롯해 의대 진학에 어렵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움이 되셨기 바랍니다.”

학생을 모르는 상태에서 제공할 수 있는 제한적인 답변이지만 필자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사료되는 점들을 강조했고 그에 대해 “시간 내어 친절한 답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좋은 정보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라는 답으로 마무리된 대화 속에서 다른 가정들도 느꼈으면 하는 점은 아래의 두가지 사항이다.

특정 학교에 다닌다고 특정 의대가 더 좋아한다는 학교 개연성, 즉 주변 환경적 개연성만 믿지 말자는 것과 인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은 사람들끼리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누군가는 조금 더 나은 환경에 처해 있고, 누군가는 불리한 환경에 처해서 경쟁을 한다. 이는 의대입시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매순간 존재하는 현실이다. 없는 것 탓하지 말고 있는 것 잘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필자가 지도하는 젊은 학생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중년의 필자가 열심히 살아오며 깨우친 작은 지혜의 나눔이다. 이 작은 나눔 덕에 목표한 의대에 대부분 진학하고 있다. 특히 장학금을 받으며 의대에 진학하는 많은 제자들을 매년 바라보며 감사하며 살아가는 이 행복을 조금 더 많은 한인가정과 함께 하고 싶어 10년째 “미국에서 의대 보내기”라는 칼럼을 적고 있다. 부디 자녀들에게 시험 잘 봤냐는 질문 외에도 나눌 수 있는 대화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필자도 본인의 자녀가 학생이던 시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 했던 아쉬움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에 더더욱 현재 학부모인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적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목표점이 의대라면 직접적인 도움이 되겠지만 의대가 아니더라도 대학생 자녀를 키울 때 조금이라도 도웅이 되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니 주변에 필요한 가정에도 많은 소개를 바란다. 비용면이나 인원제한면에서 모든 한인 프리메드 학생들이 필자의 멘토링을 받을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필자의 존재를 알고 잘 활용해 왔고 지금도 잘 활용하고 있는 우리 한인사회의 미래는 밝다. 그러므로 따뜻하고 행복한 젊은 의사들이 본인들의 부모세대 한인들에게 감사와 애정을 갖고 웃으며 진료하는 날은 이미 왔고 앞으로도 계속 올 것이다.

어느 대학에 다니든 의대 진학은 가능하니 오픈 하우스에 참여해서 가장 좋은 느낌의 집을 고르게 하자. 오픈 하우스다. 먹고 자고 공부하며 지낼 집을 고르는 과정이다. 집 떠나는 내 자녀가 처음으로 스스로 자기가 4년간 살 집을 고르게 옆에서만 지켜봐 주는 것이 대학생 학부모가 되는 첫번째 어려운 관문이다. 비록 앞으로 더 어려운 관문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은 이 문제만 잘 해결하면 된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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