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8] 의대 진학과 리서치의 상관관계는?

지난 주에 봉사의 중요성을 특별히 더 강조하는 내용이 나가고는 리서치를 안 해도 의대에 갈 수 있냐는 뉴앙스의 질문을 많이 받고 있으므로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고자 한다. 지난 주 내용에 국한되지 않고 필자가 전하는 미국 의대 입시전략에는 단연코 의료봉사의 중요성이 리서치의 중요성보다 더 강조되어 왔다. 때로는 리서치에 몰두하고 있는 학생들을 비난하는 듯한 내용도 담고 있었으니 혹자는 리서치가 불필요하다고 곡해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곡해하는 독자나 청취자보다는 의료봉사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게 된 감사를 표하는 독자가 훨씬 더 많으니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가능하다면 한명이라도 더 제대로 된 정보를 접했으면 좋겠기에 이번 주에는 의대 진학과 리서치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조금은 냉정한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리서치도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서 프리메드 학생들이 힘써서 연마해야 할 분야가 맞다. 결코 리서치가 의대 진학에 불필요한 활동이라고 전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학생의 상황, 능력, 그리고 비젼을 고려해 리서치의 비중을 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하는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도무지 왜 리서치가 필요한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임하라는 것이다. 연구활동에 전념하는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MD/PhD 과정이 존재하며 극소수만 선발하는 이 MD/PhD 과정은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보유하고 MD 과정에 합격하는 학생 중 뛰어난 연구실적과 연구에 대한 열망이 높은 학생만 선발하니 자격요건을 갖추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 과정은 일반적인 의대 학생들이 투자해야 할 시간과 노력보다 훨씬 더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을 요하는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 사회를 위해 누군가는 꼭 담당해야만 하는 분야이므로 연방정부에서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기금을 통해 등록금 전액을 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를 위해 연구에 좀 더 큰 관심을 갖고 살아가는 의사가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우리 모두의 세금이 그렇게 유용하게 쓰이고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그렇다고 MD/PhD 교육과정을 거친 의사들만 연구를 하면 된다는 말은 아니다.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고 관심분야가 다르므로 질병을 연구해서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80:20 라고 분류되는 의사들도 존재한다. 즉, 80%의 시간은 질병연구에 사용하고 20%의 시간만 진료에 사용하는 부류이다. 일반 과학자들은 환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연구에 한계가 있으므로 질병연구에서 선봉에 서야 할 직업군은 당연히 의사들이며 인류를 위해 질병의 근원적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숭고한 직업관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일반적으로 진료를 통한 경제활동이 연구를 통한 경제활동보다 가족들에게는 더 많은 것을 베풀 수 있는데도 희생적인 경제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소명을 다하는 우리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 중 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류에 속하지 않더라도 질병과 매일 마주하는 모든 의사들이 새로운 질병의 발생이나 존재, 또한 치료법에 관심을 갖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의사들이 질병연구에 전문가가 될 수는 없고 그렇게 교육시킬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동안 필자는 바로 이 현실을 직시하고 어떤 의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자기성찰에 게을리하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호소해 왔다. 방금 “호소”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실수로 사용한 단어가 아니라 제법 고민해서 사용하기로 결정한 단어이다. 가장 큰 호소내용은 리서치가 너무 좋으면 평생 리서치만 하며 사는 과학자가 되기 위해 PhD 과정에 진학하라는 것이다. 연구하기를 좋아한다고 모두 MD/PhD가 되거나 80:20 부류의 MD가 될 필요는 절대로 없다. 연구실에서만 시간을 쓴 학생이 의대에 합격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연구를 좋아하고 잘 하는 학생은 계속 연구활동에 정진해야 그 학생 개인도 행복한 삶을 살고 인류의 행복에도 기여하는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MD/PhD 과정이 학비도 전혀 안 들고 기왕 리서치 하며 사는데 MD 라는 타이틀도 따라오니 근사해 보이므로 굳이 안 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것은 논리의 오류이다. 연구만 좋아서 그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간을 환자들 곁에서 지내며 질병에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연민에서 특정분야에 대한 탐구심이 생기는 것이 옳은 논리이며 이 논리가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개인의 불행이고 사회자원의 낭비가 되기 때문에 말리고자 호소해 왔고 앞으로도 호소할 것이다. 필자가 아직 환갑도 안 된 나이이니 최소 10년은 더 “미국에서 의대 보내기”란 글을 쓰며 음성으로도 독자들을 만나고자 하므로 지난 10여년의 세월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도 최소 10년은 의료봉사를 먼저 강조하는 내용을 우리 한인가정에 전달할 것이다.

각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 중에 어려서는 과학적 탐구심을 길러줘야 하는 부분도 있고, 자녀가 성장하여 프리메드 생활을 하면 자녀의 성향과 성적 및 비젼을 듣고 리서치 위주의 의대에 도전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도와줘야 하는 부분도 있다. 명문의대에 진학할 가능성이 보인다면 리서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고무적일 수도 있지만 의대에 진학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해 보이는 학생이 리서치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말려야 할 일이다. 여러 번 언급한 내용이지만 의대에 재수하고 있는 학생들 중 90%는 연구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래서 의대에 떨어졌을 것이고 그러면서도 계속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너무 답답하다. 많은 남학생들이 포쉐나 훼라리를 동경하지만 자력으로 그런 차를 운전하며 살아갈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것처럼 리서치 위주의 의대, 즉 명문의대에 진학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으므로 자신의 장점을 여러가지 파악하여 적합한 부분을 강조해야만 합격의 확률을 높일 수 있지 무조건 인류를 위해 질병연구를 하고자 하는 마음만 피력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4.0 만점의 학점에 3.9 이상의 학점을 유지하며 대학생활 중 경험한 15가지 내용 중 절반 가까운 경험이 의료관련 경험이었으며 리서치도 몇 년간 열심히 한 프리메드 학생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인도계, 중국계, 한국계 학생들 중에는 이런 학생이 이렇지 않은 학생들 보다 많아 보인다.

뛰어난 학습능력을 갖추지 못 한 학생이 리서치를 장점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6ft/180 cm 키의 학생이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것과 유사하게 최선이 아닌 전략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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