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4] 의대 졸업생은 모두 레지던트가 되는 것이 아닌가요?

의대를 졸업하면 의학박사(MD: Doctor of Medicine) 학위를 수여 받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당장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스스로 돌볼 수 있는 의사가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마치 일반 박사학위를 받은 새내기 박사들이 포스트 닥이라 불리우며 전공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야 제대로 박사로 인정받는 것처럼 의대를 졸업한 새내기 의학박사들도 통상 3년에서 7년간 각 전공분야별 수련과정을 거쳐야 전문의로서 스스로 아무 제약없이 환자를 돌볼 수 있게 된다. 바로 이 전공분야 수련과정을 레지던시라고 부르며 그 과정에 있는 의사를 레지던트라고 부르는데 이 수련과정을 밟는 것도 해당 병원에 지원을 해서 합격을 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니 의대를 졸업했다고 모두가 레지던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매년 3월 셋째 금요일은 매칭 데이(Matching Day)라고 불리우는 의대 졸업생들의 운명의 날이다. 바로 이 날 새내기 의사가 어떤 병원에서 어떤 전공분야의 수련을 받게 될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의대지원 과정보다는 짧은 6개월간의 지원과정이라는 점인데 올 3월 15일에 발표된 매칭의 결과는 의대 4학년 학생들이 레지던시 매칭 지원서를 작년 9월 15일까지 제출했고 10월부터 열심히 인터뷰에 참여한 결과물이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매칭 데이가 되기 전인 3월 셋째 월요일 오전 11시에 각 지원자에게 매칭이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를 일단 알려준다. 약 94%의 미국의대 졸업반 학생들은 지난 3월 11일 월요일에 매칭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한숨은 돌렸지만 본인이 가장 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과연 매칭이 되었는지 아니면 조금 덜 원하는 곳에 가야만 하는지를 기다렸고 금요일인 3월 15일 동부시간 정오에 미 전국의 모든 의대에서 동시에 매칭결과가 든 봉투를 열어보는 세레머니를 진행하는 것이다. 의대 최대의 축제날이고 의대에 가는 순간부터 바로 이 순간을 위해 달려왔던 것이다. 물론 여기가 끝은 아직 아니지만 어떤 의사로 살아갈지 거의 정해지는 순간은 맞다. 이때 약 77%의 미국의대 졸업생들은 본인이 가장 원하는 1~3순위 프로그램에 매칭이 되니 참고하자. 안과의사가 될지 정형외과 의사가 될지가 결정되었으니 중요한 날이 아닐 수 없고 대학에 가듯, 의대에 가듯, 어느 지역의 어떤 병원에서 정식 의사가 되는 수련을 받을 지를 알게 되니 이 또한 긴장에 긴장을 더하게 된다. 어떤 학생에게는 축제의 날이겠고 어떤 학생에게는 씁쓸할 수도 있는 날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매칭이 된 학생 대부분은 해당 분야의 의사로 살아갈 확정이 지어지는 날이다. 문제는 6%의 학생들이다. 의대공부 4년이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기회는 바로 그날 다시 주어진다. 즉 3월 11일 오후에 해당 학생은 아직 자리가 다 차지 않은 병원의 리스트를 볼 수 있게 허용되므로 그 병원들의 해당 전공분야에 다시 지원할 수 있다. 길게 생각할 여유는 없지만 감사한 패자부활전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은 그 주에 반복적으로 이루어 져서 거의 대부분의 미국의대 졸업생은 레지던시 과정에 매칭이 된다. 즉 전공의로 배울 수 있는 교육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취업의 기회라고 할 수도 있다. 교사보다는 높은 초봉을 받으며 현장교육을 받는 의사로 취업되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레지던시 과정은 취업이라고 분류되기 보다는 교육현장이라고 분류되고 있다. 의학대학원 과정이 바로 이 레지던시 과정이라고 보는 이유는 바로 이 과정의 공식명칭이 GME 즉 Graduate Medical Education Training 이기 때문이다. 또한 레지던시 첫해에 속한 레지던트를 PGY1 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Post Graduate Year 1의 약자이며 의대 졸업 1년차란 의미이며 이 때의 다른 명칭은 통상 적으로 인턴이라고도 분류하니 참고하자.

의대 일학년 학생들은 가끔 실습하러 병원에 가는 것을 Floor에 나간다고 표현하는데 이때 로테이션이라고 불리우는 현장수업을 하고 있는 의대 3~4학년 선배들이 교수들에게 혼나는 모습에 놀라고 당황한다. 하지만 이때 까지만 해도 장난에 가깝다. 그 어려운 관문을 뚫고 의대 대학원 과정인 레지던시에 속한 PGY1, 즉 인턴들의 삶은 한국의 의학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그 장면들과 다르지 않다. 배워야 할 것들은 산더미처럼 많은데 모든 허드렛일은 다 시키니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레지던시 첫해는 군대 훈련소때의 심리상황 혹은 미국 유학이나 이민 초기의 심리상황과 유사한 듯 싶다. 나만 바보 같은 느낌말이다. 실수가 두렵고 망신당할까 걱정되고 위축되는 심리상황에 정신없이 바빠서 머리가 하얀 그 느낌말이다. 현재 정형외과에서 일년 차 레지던트로 지내고 있는 필자의 이전 학생이 보내온 안부편지 중 현재 의대생이나 프리메드 학생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문구를 소개한다. “It’s not like the past where we had time to sit down and read, now in residency, you’re reading while you’re running, and then we get publicly humiliated if we don’t know something.” 학교 다닐 때처럼 앉아서 공부할 시간이 없고 레지던시에서는 뛰어다니며 공부해야 하고 질문에 답하지 못 하면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니 학교 다니며 도서관에서 공부해서 시험시간에 시험보는 행위가 얼마나 여유 있고 행복한 순간인지를 인식하며 위로를 받으라는 의미이다. 역시 사람사는 세상에서는 사람에게서 위로를 받는 것이고 의사가 되고자 한다면 환자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얘기도 그 바쁘고 정신 없는 정형외과 일년 차 레지던트가 행복하게 전해왔다. 너무 힘들게 해서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한다는 말도 했지만 그 또한 자기치유과정일 터이니 잘 지내고 있는 것이 맞다.

오늘 설명한 내용은 레지던트가 되는 과정이고 레지던트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 힘들다고 불평할 과정에 매칭이 안 된 미국 의대졸업생도 존재하는 것이 안타깝다. 캐리비언 의대에 진학을 그리 권장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한인 캐리비언 의대 졸업생들의 매칭 성공률이 캐리비언 의대가 말하는 성공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지금 그것을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다. 지금 해결하지 못 하는 단점이 시간이 지난다고 나아지기는 어렵다. 오히려 남들도 다 함께 고생하는 프리메드 시절이 그나마 단점을 보완할 심리적 환경이 제일 잘 조성되어 있는 때이다. 미국 의대에 재수하느니 캐리비언 의대에 가서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지금 노력을 정말 많이 해서 재수를 하고 삼수를 해도 안될 때 어쩔 수 없이 할 선택이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 노력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 지금 해야만 할 노력을 나중으로 미루고자 하는 자녀가 있다면 지금이 도전하며 배우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다독여주자. 우리 자녀들이 지금 하는 작은 실패가 그들의 인생에 큰 이득이 될 것을 알려주는 현명한 부모가 그들에게 필요한 때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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